
노인 피부암 종류 (악성흑색종, 기저세포암, 조기발견)
저는 썬크림을 잘 안 바릅니다. 와이프가 매일 챙겨줘도 얼굴이 번들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결국 손이 잘 안 갑니다. 그런데 피부암 관련 자료를 직접 사진으로 보고 나서, 처음으로 썬크림 뚜껑을 다시 열어봤습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뾰루지인 줄 알았는데 피부암이었다
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김훈수 교수에 따르면,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며 어느 부위에서든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피부암이 처음에는 뾰루지, 점, 검버섯, 습진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80대 여성 환자가 발목의 뾰루지에 연고만 바르다가 뒤늦게 피부과를 찾았을 때 이미 편평세포암이었다는 사례가 그걸 잘 보여줍니다. 저도 얼굴에 여드름이 몰려 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 자료를 보고 나서는 그냥 넘기기가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방송에서 다룬 주요 피부암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 편평세포암 —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세포 손상이 누적되어 발생하며, 뾰루지나 상처처럼 보여 방치하기 쉬움
- 기저세포암 — 점이나 작은 반점처럼 보여 육안 구별이 어려우며, 30년간 있던 점인 줄 알고 방치한 사례도 있음
- 유방외파젯병 — 겨드랑이, 회음부, 항문 등 은밀한 부위에 발생하며 습진으로 오인하기 쉬움
- 악성 흑색종 — 피부암 중 가장 위험하며 전이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나쁨
이 중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여기서 멜라닌 세포란 피부 색깔을 결정하는 색소를 만드는 세포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 피부를 지키던 바로 그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겁니다. 70대 남성이 이마의 검버섯으로 여겼던 병변이 까칠까칠해지면서 커진 끝에 악성 흑색종으로 진단된 사례는 보고만 있어도 섬뜩했습니다. 특히 한국인은 손발바닥, 손발톱 밑처럼 자외선 노출과 무관한 부위에도 악성 흑색종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썬크림이 불편해도 발라야 하는 이유
솔직히 저는 8월 한낮에만 썬크림을 열심히 바릅니다. 모공이 막히는 느낌, 두세 번씩 씻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어서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피부암은 여름 햇볕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봄·가을 흐린 날에도 자외선 B파(UVB)는 피부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자외선 B파란 피부 표피층에 직접 작용해 DNA 손상을 일으키고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파장대를 말합니다. 구름이 있어도 UVB의 약 80%는 차단되지 않고 피부에 닿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외선을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하며,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여기서 SPF란 자외선 차단 지수(Sun Protection Factor)로, 숫자가 높을수록 자외선 B파를 더 오래, 더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제 경험상 기름기 없는 무기자차 제품으로 바꾸니 번들거림이 훨씬 덜했습니다. 무기자차란 산화아연·이산화티타늄 같은 무기물 성분이 피부 위에서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방식의 차단제로, 피부 흡수 없이 물리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예민한 피부에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습니다.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 피부에서 아래 신호가 보인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 연고를 발라도 낫지 않는 뾰루지나 상처
- 새로 생긴 점이 점점 커지거나 출혈이 나는 경우
- 기존의 점·검버섯 모양이나 색이 변하거나 까칠해지는 경우
- 습진처럼 보이지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 퍼지는 병변
방송에서 소개된 모즈미세도식수술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이란 종양을 얇게 절제하면서 동시에 현미경으로 암세포 잔존 여부를 즉석에서 확인하는 피부암 특화 수술법입니다. 정상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제하면서도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도 훨씬 수월해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알면서도 귀찮다고 넘기는 게 가장 위험한 태도라는 걸 이번에 다시 실감했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세안을 대충 끝내지 않고, 썬크림도 계절 관계없이 습관처럼 바를 생각입니다. 나중에 후회할 일을 지금 조금 번거롭더라도 막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피부에 생기는 작은 변화를 그냥 넘기지 않는 것, 그게 피부암 예방의 첫 번째 습관입니다.
참고: EBS 명의 — 노인의 피부, 암이 파고든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